이곳을 찾아오신 당신께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던 계절이 있었습니다.
2019년, 전 세계가 숨을 고르듯 멈춰 섰던 시간 속에서 저도 조용히 멈춰 섰습니다.
예기치 않게 닥친 팬데믹은 나지막한 일상마저 흔들었고, 그 혼란 한복판에서 저는 아주 조심스럽게 성경을 펼쳤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어디에도 기댈 수 없던 마음을 조용히 달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씀이란 것이, 한 장, 또 한 장, 삶의 구석구석에 스며들더니
어느새 저의 하루를 이끄는 중심이 되어 있더군요.
이 블로그는 그 시간의 흔적을 담은 작은 서랍입니다.
두려움 속에서 건져 올린 위로의 문장들, 고요한 새벽에 마주한 나의 고백들.
처음에는 이런 내밀한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혼자 품을 때보다 함께 나눌 때 더 따뜻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신앙도 삶도, 늘 한결같지는 않지요.
하지만 말씀 위에 다시 서는 연습을 하며
넘어졌다가도 일어나, 하루하루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을 찾아주신 당신께,
그 여정의 조각들을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과의 대화 속에서 발견한 따뜻한 시선과,
그 사랑을 고요히 전하는 이 공간에서
당신도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삶이 어디로 우리를 데려가든,
하나님은 언제나 곁에 계신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저는 이곳에 나의 기록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