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8장에서 배우는 불의한 재판관, 자기의와 겸손한 기도에 대한 5가지 묵상과 통찰

누가복음 18장은 우리의 신앙 태도와 기도 자세,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스스로를 의롭다 여기며 타인을 멸시했던 모습,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사람을 가볍게 여겼던 삶의 민낯이 선명히 드러납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지금의 나를 정직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 속의 내 모습

2절에 나오는 불의한 재판관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을 무시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처음엔 이 인물이 너무 극단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내가 저렇게까지는 아니지’라는 방어가 머릿속을 스쳤지만, 곧바로 내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태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말을 걸어올 때, 무심하게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만 끄덕였던 순간들, 가족이 피곤한 기색을 내비쳤을 때 그저 내 할 일만 챙기던 무심함. 그것이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리고 결국 그 뿌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내 삶 속에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예전 친정집에서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 주신 된장찌개가 생각납니다. 아무 말 없이 그릇을 내밀던 어머니, 나는 그런 손길을 당연히 여기며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도 없이 밥을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 조용한 손길 안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삶의 태도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이제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자문할 때, 선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잠시 멈추어 기도하게 됩니다.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자기 의로움은 타인을 향한 멸시로 이어진다

9절에서는 자기를 의롭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멸시하는 자들을 향해 예수님이 비유를 시작하십니다. 중세 시대 종교적 확신으로 벌어진 수많은 전쟁과 학살을 떠올릴 것도 없이, 우리 삶 가까이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흔히 발견됩니다. 특히 가족과의 대화 속에서,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말을 자르거나, 끝까지 듣지도 않고 판단해버리는 태도. 나는 그 누구보다 그런 습관이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은 남편과의 대화 도중, 그가 말하는 중간에 끼어들어 나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말끝이 채 닿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혼자 앉아 그 장면을 돌이켜보며, 나의 자기 확신이 그를 얼마나 외롭게 만들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보다, 자신이 죄인임을 알고 고개 숙여 기도하는 세리가 오히려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도 오늘, 조금 더 조용히 듣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모든 옳음은 내 안이 아니라, 주님의 시선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기도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다

1절과 이어지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는 ‘낙망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교훈으로 시작됩니다. 나는 기도를 오래도록 해오면서도, 종종 ‘이 기도를 계속 해도 될까’ 하는 회의에 빠지곤 했습니다. 특히 한동안은 Morgantown 교회와 관련된 기도를 할 때마다,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은 현실에 지쳐 말문이 막히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이 말씀을 다시 읽게 되었고, 불의한 재판관조차도 끈질기게 요구하는 과부의 말에 응답했다면,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더 자비로우실까 하는 믿음이 다시금 살아났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매일 새벽이면 조용히 방 한켠에 앉아 기도하셨습니다. 가족을 위해, 힘겨운 하루를 이겨내기 위해, 그리고 보이지 않는 내일을 주님께 맡기기 위해 그렇게 기도하셨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지금도 내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있습니다. 입술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두 손은 늘 모아져 있었고 눈빛은 마치 먼 곳을 바라보는 듯했습니다. 그 모습을 나는 ‘기다림’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무 변화도 없어 보이던 날들 속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바라보는 그 자세. 그건 단지 한 문장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로 드리는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는 어떨까, 그 기다림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하나님의 나라는 금세와 내세 모두에서 주어지는 선물이다

30절 말씀에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여 모든 것을 버린 자는 ‘금세에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얻는다’고 하십니다. 처음 이 말씀을 접했을 때, 내 마음 한켠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 속에서 이 말씀은 나의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생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나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진 것이 많지도, 특별히 두드러지는 성취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내 안에는 순종의 결단이 있을 때마다 주어졌던 보이지 않는 선물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갑작스러운 성공이나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의 한마디, 오랜 시간 서먹했던 가족과의 화해,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꼭 잡아준 아이의 체온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무기력한 날이었습니다. 계획했던 일이 어그러지고, 마음도 허전해서 저녁밥도 대충 넘기고 누워 있었는데, 그날따라 남편이 조용히 내 곁에 앉아 별 말 없이 등을 토닥여 주었습니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무너졌던 무언가가 스르르 다시 세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바로 주님이 주신 위로구나” 하는 깨달음이 불현듯 찾아왔고, 나는 그날 ‘여러 배의 축복’이라는 말이 단지 추상적인 교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렇게 우리 일상의 작은 틈새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금세에도, 내세에도 누리는 은혜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순종의 길을 걸을 때 흘러들어오는 삶의 선물입니다.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적되고 축적되어 우리를 더 깊은 사랑으로 이끄는 힘이 됩니다.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에서 배우는 불의한 재판관, 자기의와 겸손한 기도

누가복음 18장에서 배우는 불의한 재판관, 자기의와 겸손한 기도는 결국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점검하게 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 사람을 존중하게 될 것이고, 나의 의로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를 붙잡게 될 것입니다. 또 기도는 그분의 응답이 보이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꾸준한 사랑의 행위가 되어야겠지요. 오늘도 나는 다시 기도합니다. 들리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은 분명 나를 보고 계시고, 응답하시리라는 믿음으로.

 

누가복음 18장
누가복음 18장

 

요한복음 16장에서 배우는 예수님의 사랑, 성령의 역할, 기도와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