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장에서 배운 믿음과 순종은 오늘날의 신앙 생활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기도와 순종의 원리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묵상 글입니다.

믿음으로 읽는 족보,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
마태복음 1장을 처음 펼쳤을 땐, 이토록 많은 이름들이 왜 나열되어 있는지 몰랐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문득, 이 이름들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이 눈에 들어왔다.
아브라함과 다윗, 바벨론 포로기, 그리고 예수님으로 이어지는 이 계보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지켜오신 사랑의 발자취였다.
젊은 시절엔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이 족보가, 이제는 나도 그 믿음의 이야기 속 한 조각임을 깨닫게 하는 은혜의 고백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의 이름도, 순종의 삶 속에 있다면 저 목록 어딘가에 기록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건한 상상을 해본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기도
요셉이 마리아의 잉태 사실을 알았을 때의 심정을 나는 감히 짐작도 못 한다. 그러나 그가 주의 사자의 음성에 순종해 마리아를 데려오는 장면을 읽으며, 한 남자의 조용한 결단 속에서 울리는 순종의 울림을 느낀다.
결혼 전 지금의 남편과 교제중이었을 당시에 갈등을 겪었을 때, 나 역시 요셉처럼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때 내 입으로 설명하고 변명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하시길 간구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주님이 그를 움직이실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나를 지탱해 주었다. 그 기도는 단순한 간구를 넘어, 내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는 행위였다. 그렇게 침묵으로 드린 기도 속에서, 나는 요셉의 심정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순종의 평안, 하나님께 맡기는 마음
그해 여름, 교회 수련회는 내게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남편과의 교제중 있었던 깊은 갈등 끝에, 모든 감정을 짊어진 채 참석한 그 자리에서 나는 울며 기도했고, 어느 순간 마음이 평안해졌다.
놀랍도록 고요하고 단단한 평안이었다. 나를 흔들던 감정이 가라앉았고, 이후 다시 만난 남편의 말도 담담히 들을 수 있었다.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기에, 그의 말 한 마디에도 주님의 뜻이 담겨 있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 믿음이 우리를 다시 한 걸음씩 이어주셨다. 사랑은 내 마음대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손에 맡기는 것임을 그때 배웠다. 평안은 언제나 주님께 순종한 뒤에 주어지는 선물이었다.

사랑의 중보, 작은 씨앗 하나의 열매
교제중인 남편과의 갈등으로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나는 남편을 위한 기도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그의 친구 Tom을 떠올리며 복음의 씨앗을 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당시 내가 참석해서 은혜를 받았었던 수련회에서 받은 설교 테이프를 준비했다. 그리고 예배 시작전에 남편을 만나서 그(Tom)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고, 그 일을 계기로 우리는 다시 자연스럽게 마주했다.
시간이 지난 어느날 새벽에, Tom에게서 전화가 왔다. “말씀을듣고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을 만났어요.” 그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고했다. 그 말에 눈물이 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씨앗 하나를 심는 것이었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셨다. 복음은 꼭 거창한 말이 아니라, 작은 사랑의 행동 하나로도 전해질 수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사랑은 확산되는 힘이 있고, 하나의 순종이 예기치 않은 열매로 맺힐 수 있음을 그때 알게 되었다.

오늘의 기도, 봉사와 순종의 시작
요셉이 마리아를 데려오는 장면은, 단순한 사랑의 결단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인간의 자세였다.
요즘 나에게도 지역 교회 봉사에 대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 내 안에 준비된 마음을 담고는 있지만, 남편의 입에서 그 제안이 먼저 나오도록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에는 확신과 기쁨이 담겨 있다. 내가 먼저 움직이기보다는, 하나님의 때에 맞춰 남편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 오늘도 나는 기도한다.
“주님, 주님의 방식으로, 주님의 시간에 저희를 사용해주세요.” 그 기도가 오늘 나를 한걸음 더 다듬어 가게 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것은, 때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온전히 머무는 일이라는 것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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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으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이야기
마태복음 1장을 다시 펴들며, 나는 나의 이야기가 이 족보의 연장선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신다.
족보의 이름들 속에 숨겨진 무수한 삶처럼, 우리의 작고 진실한 순종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신다. 나의 선택, 나의 기도, 그리고 작디작은 행동 하나가 하나님의 이야기 속 한 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믿음은 단지 확신이 아니라, 때로는 기다림이며, 순종은 말없이 마음을 내어드리는 태도라는 걸 배웠다.
오늘도 다시 기도한다. “주님, 오늘 하루의 제 걸음이 당신의 이야기 속 한 구절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주님 안에서의 오늘이 내일의 증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성경의 첫 장을 다시 넘긴다.